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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경제
  • 기자명 빛가람타임스 기자

예산 67조 거대 한전, ‘나주시대’ 연다

  • 입력 2014.12.12 14:45
  • 수정 2014.12.12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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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예산 5300억원의 126배지상 31층에 이사비 94억

 
1일 오전 8시쯤 전남 나주시 빛가람동 전력로 앞을 경운기를 타고 가던 농민 김민상씨(59)는 일찍이 보지 못한 ‘정장차림’의 인파를 보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10여분간 정문으로 무려 700여명이 몰려 들어가는 것을 지켜봤다. 이날은 최대 규모 공기업인 한전본사(사장 조환익·사진)가 28년 ‘서울시대’를 마감하고 나주에서 첫 업무를 시작한 날이었다.
 한전 이정복 홍보팀장은 “해외 출장 직원 외에는 한 명도 빠짐없이 출근해 ‘나주시대’ 첫날을 맞았다”고 말했다. 한전 직원은 본사 1531명을 포함해 모두 1만9000명에 이른다. 김씨는 “그 옛날 엄청난 인원이 몰려 출근하는 구로공단 장면이 떠올랐다”면서 “우리 동네에 저렇게 단정하고, 활기에 넘치는 직장인들이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한전은 올해 예산만 67조원으로 나주시 연 예산 5300억원의 126배, 광주시 한 해 예산 3조5000억원의 20배에 이르는 대기업이다. 공기업 중 직원 수나 한 해 예산, 사업비, 건물 면적도 최대 규모다.

청사 규모는 14만9372㎡에 연면적 9만3222㎡의 지상 31층, 지하 2층. 지난달 7일부터 23일간 5t트럭 835대로 짐을 날랐다. 이사비용만도 94억원이나 들 만큼 살림살이가 많았다. 특히 외부 자극에 민감한 1228대의 각종 기기를 옮기느라 무진동 차량 30대를 동원하기도 했다.다른 공기업 이전 지역과 달리 광주·전남 2개 광역자치단체가 정부 예산을 대폭 줄일 수 있는 ‘공동혁신도시’를 만들겠다고 제안하자 정부가 한전 이전을 결정한 것이다. 연말까지 한전 관련 공기업인 한전KPS, 한전KDN, 전력거래소까지 이전을 마치게 된다.

한전은 최고층인 31층에 스카이라운지를 만들어 전망대 구역과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음식·커피숍 등도 조성했다. 1~2층에 공연·음악회 등을 펼칠 수 있는 1000석 규모 대강당을 만들었고, 5만권의 장서를 보유한 도서관도 조성했다. 이 시설들은 모두 주민들에게 언제나 개방된다. 나주혁신도시엔 16개 이전기관 중 연말까지 14곳이 이전, 60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게 된다. 강인규 나주시장은 “손님을 모신다는 마음으로 이전기업 직원들의 생활이 안정될 때까지 정성껏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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